(제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유도 남자 81㎏급 간판 이준환(포항시청)의 주특기는 업어치기다.
그는 어떤 자세에서도 번개처럼 몸을 움직여 상대를 메친다.
국제유도연맹(IJF)이 이준환에게 '번개맨'이라는 별명을 붙인 배경이다.
그러나 이준환은 최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특기인 업어치기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다.
지난해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된 데 이어 올해 오른쪽 무릎까지 다치면서 양쪽 무릎을 굽히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준환은 성치 않은 몸으로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했다.
4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획득에 도전했으나 무릎 상태 탓에 아쉽게 실패했다.
이준환은 17일 제주도 남녕고 체육관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전에서도 업어치기를 구사하지 못했다.
대신 다양한 기술로 연이어 상대 선수들을 무너뜨렸다.
이준환은 1라운드에서 함영진을 허벅다리 한판으로 꺾었고, 8강에선 진선영에게 지도승을 거뒀다.
준결승에선 김지훈을 굳히기 한판으로 제압했고, 결승에서는 김휘건을 상대로 누르기 한판으로 승리해 우승했다.
주특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건 유도 선수에게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이준환은 오히려 이를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기 후 연합뉴스와 만난 이준환은 "무릎 상태는 지금도 안 좋다"며 "그래서 잡기 싸움과 허벅다리 기술 등 현재 상황에서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을 최대한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런 과정이 다른 기술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릎 상태가 호전되면 기존의 주특기인 업어치기에 최근 연마한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환은 무릎 부상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그는 "어찌 보면 지금 무릎을 다친 건 신이 업어치기에 매몰되지 말고 다른 기술에도 도전해보라는 계시를 내린 것 같다"며 "최종 목표가 올림픽 금메달인 만큼, 다양한 기술을 연마하면서 무릎 상태도 회복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관련 뉴스
[전국체전] 5연패 달성한 유도 허미미 "노력의 증거…자랑스러워"
[전국체전] 유도 허미미, 여자 일반부 57㎏급 우승…5연패 달성
12년 만에 제주로 온 스포츠 축제…107회 전국체전 화려한 개막(종합)
대한유도회, 선수 관리 논란 지도자들 스포츠 공정위 회부
[전국체전] 제주의 딸 이현지, 특별한 귀향 "모교서 의미 있는 성과"